거래처에 물건을 팔고 받을 돈(외상매출금)을 한참 못 받고 있다면, 마냥 기다려선 안 됩니다. 받을 권리에도 유통기한이 있기 때문입니다. 이 유통기한을 소멸시효(消滅時效, 법으로 정한 기간이 지나면 돈을 받을 권리 자체가 사라지는 것)라고 합니다. 물품대금·외상매출금은 원칙적으로 3년, 회사 간 대여금 같은 상사채권은 5년, 개인 간 빌려준 돈은 10년입니다. 기간이 지나기 전에 시효를 ‘멈추는’ 방법까지 이 글에서 쉽게 정리했습니다.

소멸시효가 뭔가요? (쉽게)
소멸시효는 돈 받을 권리를 일정 기간 안 쓰면 그 권리가 사라지는 제도입니다.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은 보호하지 않는다는 취지죠. 외상값을 받기로 한 날(변제기)부터 시계가 돌기 시작하고, 정해진 기간이 다 차면 거래처가 “시효 지났습니다”라고 주장하는 순간 더 이상 법으로 받아낼 수 없습니다.
쉽게 비유하면, 매출채권은 냉장고 속 식재료와 같습니다. 사 둔 날(변제기)부터 유통기한(시효)이 흐르고, 기한이 지나면 버려야 하죠. 다만 식재료와 달리, 중간에 유통기한을 다시 늘리는 방법(시효 중단)이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.
내 매출채권은 몇 년짜리인가요? (채권별 소멸시효 표)
채권은 종류에 따라 시효 기간이 다릅니다. 실무에서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라 표로 정리했습니다. 상품을 팔고 받을 외상값은 3년이 원칙이고, 대여금처럼 거래 성격이 다르면 5년·10년이 적용됩니다.

| 채권 종류 | 소멸시효 | 근거 | 예시 |
|---|---|---|---|
| 물품대금·상품 외상매출금 | 3년 | 민법 163조 6호 | 도소매·제조사가 납품하고 받을 외상값 |
| 공사대금·제조 도급대금 | 3년 | 민법 163조 3호 | 공사·용역을 도급받고 받을 대금 |
| 이자·사용료 등 1년 이내 정기 채권 | 3년 | 민법 163조 1호 | 매달 받기로 한 임대료·이자 |
| 상사채권(상행위로 생긴 일반 채권) | 5년 | 상법 64조 | 회사 간 대여금, 상거래로 생긴 일반 채권 |
| 일반 민사채권 | 10년 | 민법 162조① | 개인 간 빌려준 돈, 비상거래 채권 |
| 음식·숙박·오락장 대금, 의복 사용료 | 1년 | 민법 164조 | 식당 외상, 숙박비, 단기 대여료 |
| 판결 등으로 확정된 채권 | 10년 | 민법 165조 | 소송·지급명령으로 확정된 채권 |
표를 보면 “그럼 회사끼리 거래한 외상값은 상사채권이니 5년 아닌가?” 싶지만, 물건·상품을 판 대금 그 자체는 3년이 원칙입니다(민법 163조 6호가 우선). 대법원도 상품 매매대금 채권은 3년 단기시효 대상으로 봅니다. 5년이 적용되는 건 대여금처럼 매매대금이 아닌 상거래 채권입니다. 헷갈리면 “상품 외상값=3년”을 기본값으로 기억하세요.
소멸시효, 어떻게 멈추나요? (중단)
가만있으면 시효가 완성되지만, 시효를 멈추고 처음부터 다시 돌릴 수 있습니다. 이를 소멸시효 중단이라고 합니다. 민법 제168조는 중단 사유를 딱 세 가지로 정해 두었습니다.

| 중단 방법 | 무엇을 하나 | 주의점 |
|---|---|---|
| ① 청구 | 재판상청구(소송)·지급명령·내용증명(최고) | 내용증명은 6개월 내 후속조치 필요(아래) |
| ② 압류·가압류·가처분 | 채무자 재산에 법적 조치 | 가장 확실한 중단 |
| ③ 승인 | 채무자가 빚을 인정 | 일부 변제·각서·이자 지급도 승인에 해당 |
중단의 핵심은 “그때까지 지난 기간이 모두 사라지고, 처음부터 다시 진행한다”는 점입니다(민법 제178조). 예를 들어 3년 시효 중 2년 11개월이 지났더라도, 채무자가 일부라도 갚으면(승인) 그 시점부터 다시 3년이 새로 시작됩니다.
실제 사례로 보기
거래처 B에 2023년 3월 1일 결제기일로 외상매출금 550만 원이 있는 도매업체 사례로 보겠습니다.
- 채권 종류: 물품 외상값 → 소멸시효 3년
- 시효 완성일: 2023년 3월 1일 + 3년 = 2026년 3월 1일
- 만약 2025년 12월에 B가 “100만 원만 먼저 갚겠다”며 일부 변제 → 승인으로 중단 → 그날부터 다시 3년(2028년 12월까지)
- 아무 조치 없이 2026년 3월 1일이 지나면 → B가 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순간 나머지 450만 원도 법적으로 못 받음
즉, 결제기일에서 3년이 다가오는 미수금은 그 전에 반드시 내용증명→지급명령 같은 조치를 해 시효를 중단시켜야 합니다.
소멸시효가 지나 버린 매출채권은?
시효가 완성된 채권은 회수가 사실상 어렵지만, 세무상으로는 비용 처리로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. 소멸시효 완성은 법인세법이 정한 대손(떼인 돈) 인정 사유이기 때문입니다.
- 법인세: 소멸시효가 끝난 외상매출금·미수금은 대손금으로 그 사업연도에 비용(손금) 처리 → 과세소득이 줄어 세금 절감
- 부가가치세: 못 받은 매출에 딸린 부가세는 대손세액공제(못 받은 금액 × 10/110)로 확정신고 때 돌려받음
대손 처리 분개와 한도, 부가세 대손세액공제 절차는 대손충당금·대손상각비 회계처리와 세무 인정요건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. 부가세 확정신고 일정과 함께 챙겨야 한다면 2026년 부가가치세 신고기간·방법도 같이 보세요.
그리고 대손으로 지우기 전에 한 가지 더 확인하세요. 시효가 지났어도 그 거래처에 우리가 줄 돈이 있다면 상계로 회수할 수 있습니다(민법 제495조). 통지 문구와 세금계산서 처리는 상계처리 방법 — 세금계산서는 두 장, 분개는 한 줄에 정리했습니다.
자주 묻는 질문 (FAQ)
Q. 물품대금 소멸시효는 몇 년인가요? A. 생산자·상인이 판 물품·상품의 외상값은 원칙적으로 3년입니다(민법 163조 6호). 받기로 한 날부터 3년이 지나면 받을 권리가 사라집니다.
Q. 회사끼리 거래한 외상값도 3년인가요? A. 네. 상품 매매대금 그 자체는 회사 간 거래라도 3년이 원칙입니다. 5년(상사시효)은 대여금처럼 매매대금이 아닌 상거래 채권에 적용됩니다.
Q. 소멸시효는 어떻게 멈추나요? A. 청구(소송·지급명령·내용증명), 압류·가압류·가처분, 채무자의 승인 세 가지입니다(민법 168조). 중단되면 그때까지 지난 기간은 사라지고 처음부터 다시 진행됩니다.
Q. 내용증명만 보내면 되나요? A. 아닙니다. 내용증명은 임시 중단이라 6개월 안에 지급명령·소송 등 후속 조치를 해야 효력이 유지됩니다(민법 174조).
Q. 시효가 지난 매출채권은 어떻게 하나요? A. 대손금으로 비용 처리하고, 못 받은 매출의 부가세는 대손세액공제(10/110)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.